배성훈 교수
이비인후과학교실
_ 중이염, 돌발성난청, 전정신경염 등 염증성 귀질환 치료에 도움 주고파_ 이원상난청연구소의 풍부한 노하우와 경험 활용, 협업 연구 기대 귀질환 극복을 위한 도전 : 이원상난청연구소귀는 진화적으로 진동을 감지하는 기관에서 출발해, 평형감각과 소리를 감지할 수 있는 기관으로 변화했습니다. 중력이 있고 매질(공기나 물)이 존재하는 환경에서 진화해온 동물에게는 필수적으로 발달되어 있는 기관이며, 생존에 중요하기 때문에 두개골 깊숙이 안전한 위치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또한 ‘진동’을 세포 단위로 감지하는 특성상 기관의 크기가 매우 작습니다.이런 특징으로 인해 연구자의 입장에서는 접근조차 쉽지 않은 기관이며, 아직까지 기전과 치료 방법이 명확하지 않은 질환도 많습니다. 이러한 귀질환의 극복을 위해 故 이원상 교수님의 유지를 이어받은 연세대학교의 이과, 약리학과, 해부학과 교수님들께서 ‘이원상난청연구소’를 설립했습니다. 이원상난청연구소에서는 유전자치료, 청신경종양 및 전정기능 등 다양한 분야의 기초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이미지 : 셔터스톡) 주요 기초연구 분야는 귀의 이미징과 염증연세의대 이비인후과학교실은 귀, 코, 목의 분과를 불문하고 여러 선배 교수님들의 노력으로 기초실험을 장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고, 이미 많은 실험 프로토콜과 기구들이 ABMRC에 세팅되어 있습니다. 새로 시작하는 연구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좋은 환경으로, 타 의대에 비해 다양한 실험들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개인적으로 임상강사를 끝낸 후 해부학교실 현영민 교수님 실험실에서 1년간 기초연수의 기회가 주어졌는데, 이때 박사학위 연구와 함께 다중 광자 현미경(multi-photon microscopy)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박사학위 연구는 내이의 실질(parenchyma)에 굉장히 풍부하게 존재하는 cochlin이라는 단백질의 기능에 관한 내용으로, 이전에 이비인후과학교실 정진세 교수님과 해부학교실 현영민 교수님께서 출판하신 내용에 대한 후속 연구였습니다.Multi-photon microscopy는 호중구(neutrophil)나 단핵구(monocyte)와 같이 염증반응 후 수시간 내에 반응하는 현상을 라이브 이미징(live imaging)으로 관찰하기에 굉장히 효과적인 도구로, 신체 여러 장기에서 프로토콜이 확립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달팽이관을 관찰한 연구는 없었습니다. 이러한 점을 활용해, 호중구가 없는 기관(neutrophil-free organ)으로 여겨졌던 달팽이관도 염증 자극에 의해 호중구 유입(neutrophil influx)이 존재함을 증명했습니다.Multi-photon microscopy는 한 가지 모달리티(modality)이기 때문에 안면신경, 중이 점막 등 귀의 여러 부위에 적용해 새로운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활용해 염증반응을 규명하고자 여러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임상과 연계해 중이염, 돌발성난청, 전정신경염 등의 염증성 귀질환의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Multi-photon 및 귀질환 분야의 협업 기대해부학교실에서 기초연수를 하는 동안, 전혀 다른 두 분야가 협업했을 때 나타나는 시너지를 확인한 바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초연구자의 입장에서는 연구 결과의 임상적인 활용과 해부학적인 접근에 관해 임상의사의 경험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임상의사는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을 밝힘으로써 치료 방법에 대해 더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귀는 상술했던 이유로 인해 다른 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구가 아주 활발하게 이루어지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Multi-photon microscopy를 활용한 live imaging은 물론이고, 흔하게 활용되는 유동 세포 분석법(flow cytometry)이나 면역염색법(immunostaining)도 쉽지 않아 숙련된 연구자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마우스의 내이 전체 크기가 1mm 정도로 매우 작고, 골수(bone marrow)를 포함하고 있는 bony capsule로 싸여 있는 해부학적 특성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청력검사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사람처럼 소리가 들리는지 물어볼 수 없기 때문에 뇌간(brain stem)의 뇌파를 측정해 역치(threshold)를 확인하고 있습니다.본 연구자와 이원상난청연구소는 앞서 이야기한 대로 귀 관련 기초연구에서 타 대학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노하우와 경험이 있기 때문에, 협업으로 많은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됩니다. 배성훈 교수 |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임상조교수로 근무 중이다. 2018년에 세브란스병원에서 강사를 수료하고 2020년부터 세브란스병원에서 임상조교수로 재직한 후 2024년 강남세브란스 조교수로 발령받았다. 사진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